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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을 알리는 따뜻한 오늘의 날_2018.03.03


봄이 왔다고 알리는 듯한 매우 따뜻한 날씨다.
어제까지만해도 두터운 롱패딩을 입고 출근을 했는데, 오늘은 무거운 겉옷은 잠시 벗어두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밖을 나설만큼 따뜻한 날씨가 되었다.

#1. 떠나보낸다는 것.

 어느 한 작가님의 글을 보았다. 사랑의 정의를 내려보면, 사랑이란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것이라 했다. 사랑과 이별이란게 굉장히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항상 이별의 준비를 하며 순간순간에 현재의 사랑과 감정에 충실해야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

 그게 참 쉽진 않다고 생각된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잃지 말자라는 말을 많이 한다. 사랑이란 감정이 처음에는 굉장히 설레고 낯설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익숙한 습관과 같이 몸에 스며든다. 그만큼 무뎌지고, 최선을 다하는 노력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고 생각된다.


#2. 삶의 기준

 가장 최근에 읽었던 박근호 작가님의 두 권의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공감했다. 그 중, 지금의 나에게 있어 가장 와닿는 말이 있는데 바로 '삶의 기준'이란 말이다.

 이별 후에 힘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사랑을 하며, 내 삶의 모든 기준이 그 사람에게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혼자만의 일정을 정해서 생활했던 솔로 생활과는 달리, 누군가와 함께 할 때는 그 사람의 일정을 함께 고려한다. 또한, 내가 원래 익숙한 일을 하던 시간대에 그 사람의 다른 일정이 있다면 기꺼이 변경하여 그 사람과의 일정에 맞추기 때문이다.

 즉, 사랑을 할 때는 내 삶의 기준을 그 사람이 삶의 기준에 맞추어 살아간다고 한다. 매우 공감하는 부분 이고, 현재 내게 있어 매우 어렵고 힘이 드는 부분이다.

 특히, 길지 않은 짧은 시간동안 내 삶의 기준을 통째로 바꾸었던 그 시간을 갑자기 다시 되돌려보려하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님을 매우 많이 느끼는 요즘이었다.


#3. 강릉

 일주일 동안의 내 생활은 통제와 절제의 생활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했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는 계속해서 억누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떠나오게 되었다.

 작년 4월 이후, 거의 1년 만에 찾은 강릉에서 무얼 얻고자, 해결하고자 온 것은 아니다. 그저, 날 통제해왔던 공간 속에 벗어나고자 했을 뿐이었다. 출근하지 않는 주말이 오는게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음에, 어딘가를 떠나오지 않으면 삼일동안 그 공간 속에서 갇혀있어야한다는게 정말이니 끔찍했기 때문이다.



2018.03.03 강릉 스타벅스 안목항점

2017.04.14 강릉 안목해변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