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 상해의 야경 앞에서 사진 찍어주는 사진사. 2014. 11.01
어쩌면 그 때 그 날이, 나의 첫 면접이자 나를 영업하러 갔던 첫 날이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 날의 일을. 마치 여러 책 속에서 읽었던 내용과 같이 혼자서 중국으로 그리고 나의 일자리를 부탁하러 갔던 것이었다. 그 날의 일은 마치 책 속에서 여러 번 봤던 다른 성공했던 이들의 경험과 같았다. 하지만 한가지 달랐던 것은, 그 때 그 경험이 나를 팔러 갔던 영업의 활동이었고, 내가 봤던 내 생에 첫 면접이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2014년 8월. 중국 상해에서 만났던 선배님은, 중국어를 공부했고, 막연히 중국을 좋아했고. 우연치 않게 무역학을 전공하게 된 나에게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다. 학과에서 갔던 단순한 기업 탐방이 아닌, 그 떄의 경험은 나에게 있어 앞으로의 미래를 조금은 꿈꿀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다.
한국에 돌아와 선배님의 책을 읽고 난 후, 더욱더 인간적인 선배님의 모습에도 매료되었고, 큰 중국 땅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고, 이런 책을 쓴 저자이신 분을 알게 되었다는 것에 흥분을 금치 못했던 것 같다. 8월의 끝무렵 약 세시간동안 맥도날드에 앉아서 읽었던 선배님의 '선한영향력'이란 책을 읽었던 그 시간 또한, 약 1년하고도 반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쉽게 잊혀지진 않는 기억이 그 때의 흥분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2014년, 나름 취업에 도전하였고, 모두 떨어졌고. 실패했다는 생각으로 나만의 도피처를 찾겠다는 생각으로 중국 상해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사실 선배님을 만나뵙고 오겠다는 것은, 나의 도피를 위한 하나의 도구이기도 했던 것이다. 즉, 다시 말하면 그 때 선배님의 밑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선배님을 직접 만나뵈러 간다는 것은 나의 도피를 조금이라도 더 정당화 시키고 우상화 시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수단이긴 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행동이었다고는 말할 수 있다. 태어나 딱 세번 뵀던 선배님께 중국까지 가서 취업 청탁을 하러 간다. 이 과연 쉬운 일일까? 사실 한국에서 떠나기 전에는 어렵지 않다 생각했었다. 선배님은 한국에서 자신을 보러오는 후배의 방문을 당연히 반가워하실 것이라 생각했고, 나는 어느정도 선배님께 각인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신만만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랬던 것 같기도하다. 선배님과 면담을 끝내고 나온 다음. 그 때의 회사 건물이 왜이렇게 높기만 했는지, 그 때의 길거리는 무슨 스모그가 낀거마냥 뿌옇게 생겼었는지..
그 때는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저 멀리서 온 후배를 사무실 밖에서 30분이나 뻘쭘하게 세워놨던 것이 야속했고, 선배님께 이력서를 들이밀었던 내가 뭔가 취업을 청탁하러 온 그런 잡상인이 된 것만 같았다. 울컥하기도 했고, 너무나도 속이 상하기도 했다. 너무나도 자신만만했던 나의 중국으로의 취업 청탁이 한순간 모두 끝이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모든 자기소개서에서 떨어진 것보다 사실 더욱 상심이 컸다.
하지만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야 깨달았다. 앞서 썼던 것처럼.. 선배님은 현재 상해에서 성공한 무역회사를 이끄는 회장님이셨고, 그분이 30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게 했지만, 그 30분은 그런 멋진 분을 만나기 위해 투자한 짧은 시간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내밀었던 초라한 나의 이력서는 다른 누군가의 친구들에게는 서류 접수부터 시작해서 합격을 하고 난 후에야 느낄 수 있는 면접의 기회였다는 것을.. 더욱이 난 더 멋진 경험을 하지 않았는가? 그 분 앞에서 직접 이력서를 내밀었고. 직접 퇴짜를 맞았다.
지금와서 이렇게 생각하니..정말 신기하다. 난 소위 말하는 기업의 회장님을 직접 뵀던 것이고, 이력서를 다이렉트로 내밀었던 것이다. 하하하 대단하다. 신기하고
결국 또한번 다시 생각해 돌아보면, 난 나를 판매하는데 실패했던 것이다. 선배님은 중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직원을 원하셨고, 난 그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단순히 중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것 뿐만이 아닌, 다른 나의 강점을 어필했어야했는데, 난 그것을 선배님께 전달하지 못했다. 그렇다 결국 난 나를 세일즈하는데 실패했고. 그 실패 속에서 괜히 선배님 탓을 했던 것이다. 사실 난 누구나 쉽게 갖지 못하는 멋진 자서전을 쓴 책의 저자이자, 중국 상해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히는 분, 그리고 예전 SK의 임원님을 직접 뵀던 것이데..
사실.. 요즘 꿈 꾸고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중국으로의 대학원이다. 본래 나중에 미국으로의 대학원을 꿈꿨었다. 세계의 멋진 청년들이 모여있는 그런 좋은 미국에 있는 대학교에 가서 나도 함께 공부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요즘 꿈꾸고 있는 것은 중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대학원을 졸업한 후, 선배님의 회사에 조금 더 당당하게 나의 이력서를 내미는 것이다.
이루어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글쓰는 기억을 가지고. 묵묵히 이루도록 노력해보려고 한다. 난 그 때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을 했고, 그것으로 인한 교훈을 지금 얻었기 때문이다.
'상해상윤무역유한공사' '선한영향력' '나는한살이다' '윤아르떼' 그리고 박상윤 선배님.
나에겐 잊혀질 수 없는 이십대의 한 카테고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노력해서 성취할 것이다. 그 때의 기억과 뿌연 스모그와 같은 상해의 도로 그리고 높디 높은 건물. 그 날 보았던 상해의 야경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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